파리에서 지낸지도 벌써 2주를 넘겼습니다. 그간 다녀온 곳은 미술관과 공원들이 전부이지만 그만큼 눈이 호사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Les Halles역에 있는 'Forum des images'에 갔습니다. '비디오데끄 파리'정도로 불리는 곳이지요(정식 이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곳에서 가져온 책자들에는 모두 앞의 이름이 있었으니깐요.) 지하 4층까지 상가가 형성되어 있는 레알역에는 'Centre d'Animation'을 비롯해 몇 곳의 가 볼만한 곳이 있었답니다.
찾는 것은 쉬웠습니다.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고개를 휘익 돌려보니 보였으니깐요. 29프랑(물론 학생가로!)을 내고 들어간 곳에는 익숙한(?) '빨간 주단'이 깔려 있었습니다. 입구에 앉아 있는 몇 명의 직원들은 데스크 근처에 자리한 서류 자료들도 찾아주는 듯 했지만, 실은 별일 없이 바쁜척해 보였습니다. ^^
계단 한쪽에 쭈욱 적혀 있는 목록에는 지난 여름 상영했던 <춘향뎐> 등 우리 영화들의 목록이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그리곤 아무것도 없는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니 벽면을 메우고 있는 프랑스 배우들의 사진이 반겨주었습니다. 2층에는 4개의 상영관과 자료실 그리고 카페가 있었습니다.(이곳에서 특이한 것 중에 하나는 미술관의 한쪽에도 이런 식으로 카페가 있다는 것입니다. 길가에 널려있는 카페는 물론이죠.)
시간이 맞지 않아 상영관은 포기하고 자료실로 들어갔습니다. 멋진 게임방처럼 생긴 커다란 방이었습니다. 조명은 영화를 볼만하도록 어둡게 조절되어 있었습니다. 둥그렇게 위치한 의자들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바로 이 의자인데, 머리 양쪽에 나와 있는 스피커를 통해 자신이 보는 영화의 소리만 들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입니다. 모니터들 위에 놓여 있는 적외선 포트 같은 곳으로 의자를 향하기만 하면 여럿의 의자에서도 같은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는 형식이었습니다. 장난 삼아 의자를 빙 돌려 봤더니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두세 곳의 소리를 '슬쩍'할 수 있었죠. ^^
잠시, 아니 많이 헤매가다 끝내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료 검색에 성공했습니다.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영화들을 찾을 수 있을 거다'는 첫 기대를 여지없이 무시하듯이 찾는 영화마다 없었습니다. 어떤 감독의 영화였느냐구요?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였답니다. ^^ '유명하니 이 정도는…' 싶었죠. 실은 장 뤽 고다르의 <동풍>을 맨 처음 검색했더랍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영화이니 한번 보고 싶었지요. 헌데 없었습니다. 27개의 검색 목록에는 수많은 그의 영화 목록에는 곳곳에 이가 빠진 형태였습니다.
생각을 바꿔 좋아하는 감독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프랑소와 트뤼포였지요. 그의 영화라곤 , <피아니스트를 쏴라>를 포함해 겨우 네다섯편이었지만 저의 가벼운 영화 취향의 저울질에 결코 빠지지 않는 감독이었죠. 히치콕처럼 말입니다. 결국 찾은 것은 그 유명한 <400번의 구타>였습니다.(친구의 말에 의하면 이 제목은 "어릴 적 함께 사고를 치며 놀았던 친구"를 뜻한다고 합니다.) 영화를 골라 선택을 하면 '1분 정도 기다리라'는 문구와 함께 윗층에서 열심히 비디오를 찾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물론 기계들이 찾는 소리였죠. 1분보다 조금 많은 시간이 지나고, 영화는 레터박스 형태로 스크린 상태와 비슷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들어오고 생각한 만큼 흥미로웠습니다. 너무 어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우리의 어린시절 같은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깐요.
자료실의 서핑은 우습게도 우리의 비디오 가게서도 찾을만한 영화를 골라보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자료실 이용은 하루에 2시간으로 이용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흔히 볼 수 없는 <네 멋대로 해라>의 예고편도 봤지만 말입니다. 좀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이곳을 다니려면 한달권을 사서 열심히 다녀야 하겠더라구요. 자료실에 비치된 자료들은 프랑스 영화가 주된 목록인 듯했습니다. 파리와 관련된 역사 다큐멘터리도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가 굳이 관심이 없어서… ^^;
그곳을 나와 슬쩍 상영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어느 때나 문을 열어도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이 방해받지 않고록 스크린과 입구는 철저히 다른 방향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영작은 Paul Vecchiali의 이었지만 맛만 보고 나와야 했습니다. 오후에는 Bertrand Bonello의 가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선약이 있는 터라 나와야 했습니다. -깐느에서 출품되었던 이 영화는 '시사회' 형태로 상영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보기 위해서는 소정의 추가 입장료를 지불해야하구요.
나눠주는 책자를 보니 'Forum des images'의 50일 가량의 상영계획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는 <라스트 액션 히어로>같은 흔한 할리우드 영화에서부터 <키리쿠와 마녀>같은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을 지나 예술영화, 다큐멘터리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주제별로 주마다 특별전이 치뤄지고, 개봉전 시사회까지 유치하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그곳에 있는 내내 우리의 영상자료원이 떠올랐습니다. 공짜에 가까운 우리의 체제가 나쁘다고 탓할 수는 절대 없지만, 예산 부족이 더욱 생각나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찾는 것은 쉬웠습니다.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고개를 휘익 돌려보니 보였으니깐요. 29프랑(물론 학생가로!)을 내고 들어간 곳에는 익숙한(?) '빨간 주단'이 깔려 있었습니다. 입구에 앉아 있는 몇 명의 직원들은 데스크 근처에 자리한 서류 자료들도 찾아주는 듯 했지만, 실은 별일 없이 바쁜척해 보였습니다. ^^
계단 한쪽에 쭈욱 적혀 있는 목록에는 지난 여름 상영했던 <춘향뎐> 등 우리 영화들의 목록이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그리곤 아무것도 없는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니 벽면을 메우고 있는 프랑스 배우들의 사진이 반겨주었습니다. 2층에는 4개의 상영관과 자료실 그리고 카페가 있었습니다.(이곳에서 특이한 것 중에 하나는 미술관의 한쪽에도 이런 식으로 카페가 있다는 것입니다. 길가에 널려있는 카페는 물론이죠.)
시간이 맞지 않아 상영관은 포기하고 자료실로 들어갔습니다. 멋진 게임방처럼 생긴 커다란 방이었습니다. 조명은 영화를 볼만하도록 어둡게 조절되어 있었습니다. 둥그렇게 위치한 의자들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바로 이 의자인데, 머리 양쪽에 나와 있는 스피커를 통해 자신이 보는 영화의 소리만 들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입니다. 모니터들 위에 놓여 있는 적외선 포트 같은 곳으로 의자를 향하기만 하면 여럿의 의자에서도 같은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는 형식이었습니다. 장난 삼아 의자를 빙 돌려 봤더니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두세 곳의 소리를 '슬쩍'할 수 있었죠. ^^
잠시, 아니 많이 헤매가다 끝내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료 검색에 성공했습니다.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영화들을 찾을 수 있을 거다'는 첫 기대를 여지없이 무시하듯이 찾는 영화마다 없었습니다. 어떤 감독의 영화였느냐구요?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였답니다. ^^ '유명하니 이 정도는…' 싶었죠. 실은 장 뤽 고다르의 <동풍>을 맨 처음 검색했더랍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영화이니 한번 보고 싶었지요. 헌데 없었습니다. 27개의 검색 목록에는 수많은 그의 영화 목록에는 곳곳에 이가 빠진 형태였습니다.
생각을 바꿔 좋아하는 감독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프랑소와 트뤼포였지요. 그의 영화라곤 , <피아니스트를 쏴라>를 포함해 겨우 네다섯편이었지만 저의 가벼운 영화 취향의 저울질에 결코 빠지지 않는 감독이었죠. 히치콕처럼 말입니다. 결국 찾은 것은 그 유명한 <400번의 구타>였습니다.(친구의 말에 의하면 이 제목은 "어릴 적 함께 사고를 치며 놀았던 친구"를 뜻한다고 합니다.) 영화를 골라 선택을 하면 '1분 정도 기다리라'는 문구와 함께 윗층에서 열심히 비디오를 찾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물론 기계들이 찾는 소리였죠. 1분보다 조금 많은 시간이 지나고, 영화는 레터박스 형태로 스크린 상태와 비슷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들어오고 생각한 만큼 흥미로웠습니다. 너무 어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우리의 어린시절 같은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깐요.
자료실의 서핑은 우습게도 우리의 비디오 가게서도 찾을만한 영화를 골라보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자료실 이용은 하루에 2시간으로 이용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흔히 볼 수 없는 <네 멋대로 해라>의 예고편도 봤지만 말입니다. 좀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이곳을 다니려면 한달권을 사서 열심히 다녀야 하겠더라구요. 자료실에 비치된 자료들은 프랑스 영화가 주된 목록인 듯했습니다. 파리와 관련된 역사 다큐멘터리도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가 굳이 관심이 없어서… ^^;
그곳을 나와 슬쩍 상영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어느 때나 문을 열어도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이 방해받지 않고록 스크린과 입구는 철저히 다른 방향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영작은 Paul Vecchiali의 이었지만 맛만 보고 나와야 했습니다. 오후에는 Bertrand Bonello의 가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선약이 있는 터라 나와야 했습니다. -깐느에서 출품되었던 이 영화는 '시사회' 형태로 상영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보기 위해서는 소정의 추가 입장료를 지불해야하구요.
나눠주는 책자를 보니 'Forum des images'의 50일 가량의 상영계획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는 <라스트 액션 히어로>같은 흔한 할리우드 영화에서부터 <키리쿠와 마녀>같은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을 지나 예술영화, 다큐멘터리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주제별로 주마다 특별전이 치뤄지고, 개봉전 시사회까지 유치하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그곳에 있는 내내 우리의 영상자료원이 떠올랐습니다. 공짜에 가까운 우리의 체제가 나쁘다고 탓할 수는 절대 없지만, 예산 부족이 더욱 생각나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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