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우리가 지켜야 할
의료봉사장으로 사용한 초등학교 교사는 100평방미터 정도 되는 공간에 지어진 나무 건물이었습니다. 이를 셋으로 나눠 2학년씩 150명 가량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곳입니다.
말이 학교지 교대출신의 정식 선생님은 한분도 없습니다. 초등학교를 갓 마친 선생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닙니다. 마을에서 마련해준 텃밭을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갈아 선생님께 수업료 대신 드린다고 하더군요.
이곳 초등학생들은 일주일에 절반은 일하고, 절반은 공부하는 셈입니다.
학교의 외양도 번듯한 통나무 건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싸리비 나무 같은 것을 엮어 벽을 만들고, 종아리보다 조금 굵은 나무들로 기둥을 삼고, 대나무로 서까래를 삼아 함석지붕을 입힌 건물이죠.
아기돼지 삼형제 중 첫째의 집을 상상하시면 가까울 겁니다.
봉사장 이곳 저곳을 기록하고 다니다가, 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같은 천으로 만든 듯한 밝고 깨끗한 옷을 입고 있는 아이들이 저를 보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사진을 뒤적이다 보니, 그들의 환한 웃음과 대비된 아이들 뒤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머니(실제로는 무릎에 아기가 놓여 있었습니다)의 모습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현재의 토고가 고단한 어머니라면 미래의 토고는 웃고 있는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과 만날 즈음에는 이미 측은한 마음은 사라지고 포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환한 두 아이의 미소는 흔히 받을 수 없는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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